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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인 그들에게도 떨림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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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인 그들에게도 떨림은 있는가?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사람이 어떤 일에 10,000 시간을 투자하면 '전문가'가 된다는 말이 있다. 아니 어떤 이는 그런 계산도 귀찮았는지 10년이면 된다고 했다. '나는 가수다'에 등장한 이소라, 정엽, 김건모, 윤도현, 백지영, 김범수, 박정현 모두 적게는 10년 중반에서 많게는 20년까지 음악을 한 사람들이었다. 과연 그들에게 '떨림'이 있는 무대가 있었을까?

최근 케이블 방송에서 일반인들에게 오디션을 보게 하는 과정의 에피소드를 그린 슈스케가 굉장한 인기를 누리면서, 지상파에서도 이를 시도한 것이 '위대한 탄생'이었다. 많은 짜여진 프로그램에 실증이 있었던 시청자들에게 그렇게 잘나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이 도전하는 모습에 때로는 감동도 느끼고 애착도 느꼈던 것 같다.


(무대 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 신선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슈스케 방송이 방영이되면서, 그 이후에 위대한 탄생에서 방송이 나오면서 가수의 '실력'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오늘날 아이돌일색인 가요시장에서 과연 실력인 가수는 누구인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쩌면 이러한 오디션 프로그램은 실력 있는 가수를 갈망하면서도 실제적으로 그런 고민에 대한 직접적인 해결감은 주질 못했었다.

'종결자'... 많은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나, '나는 가수다'의 첫 방은 방송이 되었고 마치 사람들의 입에는 가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가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종결자'가 되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방송을 준비하며 가지고 있었던 철학들이 얼마나 끝까지 지켜질지 그것은 두고 봐야할 문제이지만 첫방만큼은 시청자들에게 '떨림'이라는 감동을 전달해주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긴장된 자신을 다스리고 있는 이소라.. 떨림이 여기까지 전달된다)


방송의 중간중간 등장하는 가수들의 긴장된 모습에서 그들이 이 무대를 결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들이 있었고, 전문가 이상의 칭호를 받을 수 있는 그저 그 말대로 '가수'인 그들이 노래를 부르는 일에 많은 떨림을 가지고 있는지 전달해주었다. 아니 어쩌면 그러한 가수들의 떨림과 함께 예능의 황금시간에 음악에 관련된 프로를 방영하는 제작진의 마음도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가수들 스스로도 말한다. 여기서 7위를 한다는 것은 단순한 순위 이상의 의미가 있으며, 그것은 자신의 이미지에 있어서도 큰 타격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인들의 뜨고자 하는 경쟁도 아니고, 많은 대중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잡고 있는 그들이 여기서 꼴찌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평가가 절하될 수 있는 큰 부담을 앉고 있다. 그래서인지 가수 한명 한명 노래를 할 때마다 그 한곡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수들이 공개될 때마다 대기실에 있는 다른 가수들은 긴장한 표정을 보인다)


요즘 예능은 재미와 감동이다. 아마도 나는 가수다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하겠으나, 이 부분에서 어떻게 재미까지 이끌어낼 수 있느냐였을 것이다. 본인들도 그 재미를 위해서 서바이벌 형식을 택했으며, 그것은 가수들에게는 커다란 부담이나 보는 이들에게는 가수들의 진정성을 느낌으로 인한 재미를 맛보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부분 음악 프로는 '말'이 없는 것을 우려하여 개그맨을 매니져로 등장시켜서 '말'이 등장하게 하는 아이디어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첫 노래를 부르며 이소라가 자신을 소개한다. '가수 이소라입니다.' 단순히 노래를 부를 줄 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노래를 즐기는 사람이라는 말이 아니다. '가수'라는 두 글자가 그렇게 무겁게 느껴지기는 처음인듯 싶다. 요즘의 세태는 전문성에 대해서는 무시하며 너도 나도 노래 조금 부를줄 안다며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드라마들까지 거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으니, 가수라는 글자의 평가절하는 대중이 아닌 방송계 본인들일지 모른다.


(이소라의 노래에 감정이 움직이는 청중..)


가수라는 직업의 본연의 무게와 그들이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회복하고 가르치려는 듯한 이 프로그램이 부디 자신의 철학을 잘 지켜나가길 원한다. 인기가 많아지고 말들이 많아지면 언제든 방송의 철학이란 충분히 바뀔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부디 진정성을 가지고 등장한 가수들과 그것을 지켜봐주는 다른 가수들 그리고 시청자들을 위해 순수한 첫마음을 지켜가길 원한다.




올포스트 칼럼니스트(문화) '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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